에필로그
첫 번째 프로젝트 이후
처음 만든 프로젝트를 배포하고 나면 이상한 감정이 듭니다. 뿌듯하면서도 "이게 맞나?" 하는 느낌. 코드가 왜 동작하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뭔가를 만들어냈다는 어색함.
그 감정은 정상입니다.
첫 번째 프로젝트의 목적은 완성도가 아닙니다. "나도 만들 수 있다"는 경험입니다. 코드를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디어를 실제로 인터넷에 올리는 경험. 그게 됐으면 이 과정은 성공입니다.
두 번째 프로젝트는 다릅니다. 처음보다 훨씬 빠르고, 훨씬 덜 막힙니다. 이미 흐름을 한 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. 세 번째는 더 빠릅니다. 이 속도의 축적이 바이브코딩의 진짜 힘입니다.
첫 번째 프로젝트를 실제로 쓰다 보면 세 가지 일이 생깁니다.
불편한 게 보입니다. 만들 때는 몰랐는데 직접 쓰다 보면 "이게 왜 이렇게 불편하지?"가 나옵니다. 그걸 고치면서 프로젝트가 좋아집니다. 코드를 이해하는 것보다 사용자로서 불편함을 발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. 그 능력은 이미 갖고 있습니다.
없는 기능이 보입니다. MVP에 넣지 않았던 것들이 실제로 필요하다는 게 느껴집니다. "이것만 되면 진짜 쓸 만하겠는데"라는 생각이 다음 작업의 시작점입니다.
한계가 보입니다. AI가 잘하지 못하는 것, 복잡해질수록 버거워지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. 그 한계를 아는 것 자체가 실력입니다.
코딩을 할 줄 아는 것과 만들 줄 아는 것
오랫동안 "뭔가를 만들려면 코딩을 배워야 한다"는 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. 코딩은 진입장벽이었습니다. 아이디어가 있어도, 실행할 기술이 없으면 누군가에게 의뢰하거나 포기해야 했습니다.
그런데 사실 개발자들도 모르는 게 있으면 검색하고 AI에게 물어봅니다. 10년 경력의 개발자도 처음 써보는 라이브러리 앞에서는 공식 문서를 찾아보고, 에러 메시지를 구글에 붙여넣습니다. "코드를 안다"는 건 모든 걸 외우고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.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고, 찾은 걸 맥락에 맞게 판단하는 능력입니다. 그리고 그 능력의 상당 부분은 이제 AI가 담당합니다.
지금은 다릅니다. 코딩을 할 줄 아는 것과 무언가를 만들 줄 아는 것이 분리되기 시작했습니다. AI가 코드를 쓰는 부분을 담당하면서, 사람에게 남은 역할이 바뀌었습니다.
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것. 만들어진 것이 제대로 된 건지 판단하는 것. 사용자가 어떤 경험을 해야 하는지 설계하는 것. 이것들은 코드를 얼마나 잘 짜느냐와 상관없습니다.
그러니까 지금 이 시대에 유리한 사람은 코드를 잘 짜는 사람이 아닙니다. 뭔가를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있고, 그걸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입니다. 기술보다 실행력과 방향이 먼저입니다.
남은 건 만드는 것뿐
이 가이드를 끝까지 읽었다면 도구는 갖춰졌습니다.
남은 건 하나입니다. 만드는 것.
머릿속에 "언젠가 만들어봐야지" 하고 미뤄둔 것이 있다면 지금이 그 언젠가입니다. 완벽한 아이디어를 기다릴 필요 없습니다. 작게 시작하면 됩니다. 나 혼자 쓸 것도 괜찮습니다. 다섯 명이 쓰면 충분합니다.
만들다 보면 더 잘 만드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웁니다.